🇺🇸 해외 생활

미국 회사 송년회, 크리스마스 연말 파티 분위기 (feat. 선상 파티)

ghostrabbit 2023. 12. 17.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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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문화가 없는 미국 회사에서 매년 꼭 챙기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Holiday Party! (송년 파티, 연말 파티)

저는 지금의 회사에서 총 세 번의 연말 파티를 경험했어요. 셋 다 장소도 달랐고 분위기도 달랐어서 저는 좋았는데요, 한국에서 연말 회식이라 하면 상상할 수 없는 분위기라 얘기하기 재미있을 것 같은 주제라 썰을 풀어 봅니다.

 

한국에서 회사를 다닐 때도 12월이면 약속이 많아져서 '살찌는 달'로 자체 지정을 해뒀었는데요,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점은, 한국에서는 직장 동료나 친구들과 약속이 많았다면, 미국은 가족 친지들과의 약속, 행사가 많은 것 같아요.

보통 크리스마스 전후로 회사가 2주 정도 문을 닫는 경우가 많고, 길게 휴가를 쓰고 떠나는 직원이 많기 때문에, 회사 연말 파티는 너무 크리스마스 가까이로 잡히기 보다는, 12월 초에 하는 경우가 많아요. 금요일에는 다들 가족, 친구들과 이미 약속이 있을 수도 있으니 배려해서 그런지 항상 이 연말 파티는 수요일 혹은 목요일로 잡히더라고요.

 

 

 

우리 회사 연말 파티, 5년의 기록

제가 2019년에 입사했으니까, 지금의 회사를 다닌 지 5년 차네요. 코로나로 인한 2년이 넘는 재택근무 기간을 제외하면, 총 세 번의 오프라인 파티를 경험했는데, 세 번이 모두 달랐어요!

 

 

🎄레스토랑

첫 해인 2019년에는 바다 뷰의 럭셔리한 스테이크 전문 레스토랑을 통째로 빌려 디제이를 초대해 파티를 했어요.

이 때는 파티 전에 미리 에피타이저 - 메인 - 디저트로 구성된 코스 요리 메뉴를 저희에게 초대장과 함께 보내 미리 메뉴를 고르게 했는데요(스테이크, 해산물, 비건), 팬시한 레스토랑이어서 그런지 음식이 정말 맛있었어요.. 특히 디저트! 지금도 생각남.

 

 

영국 런던 컨셉의 식당이었는데, 유럽이 크리스마스 장식에 진심이잖아요. 식당 전체가 크리스마스 띰으로 꾸며져 있었는데 정말 연말 느낌도 나고, 라이브 재즈와 어우러져서 너무 좋았던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제가 사진을 너무 못 찍었지만(이때 아이폰 구 모델을 쓰고 있어서 어두울 때 화질이 한계가 있었어요.) 캐롤 부르는 사람들도 와서 더더욱 크리스마스 느낌이 났어요. 물론 마지막은 디제이와 함께하는 클럽으로 변신...

 

 

🎄원격 연말 파티 (feat. Covid)

2020년, 2021년은...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로 강제 생략했구요.

물론 Zoom으로 화상 파티를 진행했어요.ㅋㅋ 다들 집에서 차려입고 배경화면을 연말 컨셉으로 바꾸는 것이 룰이었어요.

 

 

이때, 다들 집에서 격리 중이라 화장도 안 하고 츄리닝만 입고 살다가 오랜만에 신나서 빡세게 화장 한 모습들이에요. 귀엽죠? 각자 집에서 와인 한 잔씩 했답니다. Cheers~

 

 

🎄선상 파티

2022년에는 뉴포트 비치에서 큰 야트를 빌려 선상 파티를 했어요. 선상 파티 로망이었는데 회사 덕에 실현! 바다 뷰가 정말 예뻤어요!! 배 안에서 토할까 봐 그랬는지 술이 두 잔으로 제한이 있었다는 게 아쉬웠지만요.

 

 

배가 외관상 작아 보였는데, 막상 안에 들어가니 굉장히 넓고 시설도 다 갖춰져 있더라고요. 저 포함 몇몇은 배멀미를 걱정했었는데, 배가 워낙 천천히 움직이기 때문에 배가 움직이는 건 하나도 안 느껴졌고 그냥 건물 안에 있는 것 같았어요.

 

 

사실 회사 행사가 너무 길어지면 루즈해져서 빨리 집에 가고 싶어 눈치 볼 때가 있는데, 이 때는 배의 정착 시간이 딱 정해져 있어서 시간에 맞춰 칼같이 끝나서 오히려 아쉬웠어요. 친한 사람 몇 명에서 끝나고 근처 바에 가서 칵테일 한 잔씩 더 하고 갔다는 건 안 비밀..

 

 

바닷바람이 차갑기 때문에 다들 옷을 따뜻하게 입고 있는 거 보이죠 ㅎㅎ

 

 

 

🎄오피스 파티

2023년, 올해는 처음으로 회사 안에서 연말 파티를 했는데요, 회사 패티오를 꾸며서 파티 공간으로 변신시켜 진행했어요. 팬시한 레스토랑, 선상 파티와 비교하면 회사 오피스에서 하는 파티가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았었는데 생각보다 공간을 되게 예쁘게 꾸며놓고, 곳곳에 직원들을 이벤트도 더 많았고, 선물도 배로 더 많이 받아서 좋았어요. 그리고 비교적 좁은 한 공간 안에 직원들을 모아놓으니 다른 팀 사람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좋았어요. 정말 송년 파티다운 파티다웠던 것 같아요.

 

 

도착하자마자 안내하는 곳으로 가서 줄을 섰더니 미리 사이즈, 컬러를 신청해 놓은 회사 재킷을 나눠주고 있었는데, 박음질해주시는 분을 불러서 한 명 한 명 원하는 그림이나 문자를 재킷에 새겨 커스터마이징 해주었어요. 저는 제 이름을 새겼죠! 회사에서 출시한 베스트셀러 화장품 중 하나를 고르면 원하는 각인을 새겨 선물로 나눠주는 이벤트도 있었고, 회사에서 한정판으로 나온 구두도 기념품으로 받았어요. 집에 갈 때 양손이 무거워서 좋았답니다.

 

일단, 바텐더가 둘이나 있었고 술을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었는데 특히 칵테일을 정말 만드셔서.. 우리 모두 반했다는. 원래 알콜 포함 달달한 음료는 취급 안 하는 저인데 이 날은 많이 마셨어요.ㅋㅋㅋㅋ

 

케이터링으로 에피타이저 포함, 타파스 같은 음식이 제공되었는데, 한 손엔 접시, 한 손엔 와인잔을 들고 다니며 다들 네트워킹 하고 사진 찍고 놀며 재밌게 보냈어요. 매일 얼굴 보며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지만, 이렇게 술 한잔 하며 파티에서 만나면 또 더 친해지게 되고 좋더라구요.

 

 

저도 원래 스몰톡을 굉장히 괴로워하는 성격인데, 4년 넘게 파워 외향인들에 둘러싸여 일하다 보니 적응이 드디어 되었나 봐요..

이 밖에 Raffle Event(뽑기 이벤트)도 있었는데, 예쁜 핑크 토스트기를 받고 싶었던 저는.. 역시 아무것도 당첨이 되지 못했죠. ㅠㅠ

 

 

역시 빠지지 않는 디제이^^ 마지막은 역시나 댄스파티(클럽 분위기)로 마무리되었죠. 이때쯤이면 사람들이 슬슬 집에 가요. 3시에 시작한 파티였는데, 마무리 무렵이 되니 7시 정도였답니다. 역시 아쉬웠던 저 포함 몇몇은, 술집이 아닌 보바집에 가서 우리끼리 귀여운 뒤풀이^^; 를 하고 집으로 갔어요.

 

 

 

다른 회사 연말파티 썰

미국에서 직장 생활하는 지인들 얘기 들어보면, 회사 안에서 이벤트 회사를 고용해 파티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고요.

펍이나 레스토랑을 빌려서 하는 경우, 제 친구 회사는 디즈니 랜드를 통째로 빌리는 경우도 봤고, 다 같이 공연을 보러 가는 등 다양했어요. 회사 분위기나 직원들의 선호도에 따라 다르겠지요. 확실한 건, 미국 기업들은 연말 파티에 예산을 굉장히 많이 투자한다는 점이었어요.

 

제가 이 회사 전에 다녔던 곳에서도 매년 크리스마스 파티를 크게 했었는데, 이때 기억나는 게, 'Secrete Santa(시크릿 산타)' 이벤트를 항상 했었거든요. 우리나라로 치면 '마니또'에 가까운 것 같아요. 전 직원 이름이 적힌 종이를 넣은 뽑기 통에서 랜덤 뽑기를 해서, 뽑은 종이에 적힌 이름이 내가 선물을 줘야 할 사람인 거예요. 내가 그 사람의 시크릿 산타인 거죠. 이때 얼굴은 알지만 별로 안 친한 사람이 뽑히기도 하는데, 이 계기를 통해 더 친해지기도 해요. 선물을 줄 때 앞에 나와서 그 사람 이름을 제외하고 그 사람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지며 청중들이 맞추기를 하는데 나름 귀엽고 재밌는 이벤트라 생각했어요. ㅎㅎ

 

회사에서 행사를 한다 그러면 가기 귀찮은 마음도 항상 공존해서, 마지막 날까지 갈까 말까를 고민하는 저인데, 막상 가면 누구보다 더 잘 즐기고 돌아오는 것 같아요. ㅎㅎ 뭔가 애사심도 더 생기는 것 같고, 직장 동료들과도 더 끈끈해지고. 이래서 회사에서 돈을 투자해 직원들을 위한 파티를 기획하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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