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커플] 드레스 투어 준비 - 무드보드, 팁, 필요없는것 (후회..)

처음엔, 몇 곳의 드레스 투어를 해야 한다길래 왜 굳이 투어를 왜 해야 하지? 싶었는데,  결혼준비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알게 되었다. 드레스 투어란 드레스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그 드레스 샵과 진행을 할지 말지 결정하기 위해 투어를 하는 것.

 

플래너님께 여쭈어보니, 보통 40분에서 1시간 정도씩 진행되며, 총 5벌 정도의 드레스를 입어보게 된다고 한다.

겨우 다섯 벌? 나는 미국에서도 드레스 투어를 두어번 했던 터라, 한 시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겨우 다섯 벌의 드레스를 입어본다는 것이 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리고 굳이 세 곳이나 가야 할까 싶기도 했지만 신랑이 그래도 웨딩드레스는 중요하니까 여러 군데 둘러보면 좋지 않겠냐 해서 세 곳을 투어 해보기로 결정!

 

 

 

내가 원하는 드레스 스타일 (feat. 무드보드)

원하는 드레스 스타일 머릿속으로 정리하고 예시 사진 찾아보기: 세세하게 찾아 볼 필요는 없고 정말 입어보고 싶은(입었다가 나한테 어울리면 당장 예약하고 싶을 정도의) 드레스가 하나 정도 있는 샵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데,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막역히 내가 입고 싶은 드레스들 사진 캡처를 모아서 핀터레스트 보드처럼 무드보드를 만들어서 플래너님께 보내드렸다.

평소 결혼식에 대한 특정한 로망 같은게 없었고 첨엔 모든 드레스들이 똑같아보였는데 이것저것 보다 보니 취향이 급으로 생김😂

 

넥라인은 파여있기보다는 목으로 좀 올라왔으면 좋겠고, 몸매가 드러나는 머메이드나 에이라인의 드레스를 선호한다고 말씀드렸다. 찾아놓고 보니 그냥 평소 옷 스타일과 비슷한 것 같기도.. 재질은 실크 VS 비즈로 나뉘는 것 같았는데, 사실 나는 실크가 더 어울리는 사람이지만 미국은 보통 레이스나 실크 드레스를 입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한국 신부들이 많이 입는 비즈가 되게 특이하고 예뻐 보여서 결혼식이 아니면 언제 입어보겠어라는 마음으로 입어보고 싶었다.

 

나는 핀터레스트 보드처럼 내가 입고 싶은 드레스들을 무드보드로 만들었는데(아래)

 

 

플래너님께 공유해 드렸더니 취향이 확고하다고 하심^^;

 

결혼식 6개월 전. 이미 예식장 고르는 거에서도 지쳐버린 나는 드레스샵 고르는 것을 미루고 미루다, 플래너님의 독촉 아닌 독촉(^^;)에 떠밀려 아주 짧은 시간을 집중하여 투자해 드레스샵을 골랐다. 사실 우리 커플은 바로 다음 달에 한국으로 출국을 하여 2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모든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나와 예비신랑의 스케줄에 맞는 샵 중에서만 골라야 하다 보니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처음에 인터넷 서칭 후 마음에 드는 샵을 몇 개 골랐는데 플래너님이 이 샵은 다 예약이 차있다고 하셔서(어떤 곳은 지정하는 경우만 투어 가능) 의욕 상실 ㅠㅠ하고 차일피일 미루던 차..

 

플래너님: 신부님~ 드레스샵은 고르셨을까요?

나: 앗, 아니 아직이요..

플래너님: 제가 1월달 예약 가능한 샵들 중에서 몇 개 추천해 드릴까요?

나: 네! 그럼 좋죠

플래너님: 20개의 샵의 링크 전송

나: 혹시 5-6개 정도로 추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이미 플래너님은 내가 원하는 드레스 취향을 대강 알고 있는 상태여서 내가 좋아할 만한 샵들, 그중에서도 다양한 스타일이 있는 샵들을 추천해 주신 것 같았다.

 

고심 끝에 고른 세 곳의 드레스 샵

 

르누아 by 장대희 - 플래너님 추천. 샵 자체가 괜찮은 드레스를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함. 인스타그램을 보니 마음에 들었다.

스띨레디 허 - 다이렉트 카페에서 보고 한 드레스에 완전 꽂혀서 내가 선택.

니콜스포사 - 플래너님 추천, 그리고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드레스가 많아 보여서 선택

 

 

 

드레스 투어 전 체크해야 할 항목

1. 예약할 때 시간 여유 넉넉하게 두기 - 아무리 샵 간의 거리가 가깝다 하더라도 우리는 4시, 5시, 6시 이런 식으로 했다가 퇴근시간에 걸려서 마지막 샵 예약시간에 늦고 말았다. 차를 끌고 가는 경우가 많은데, 걸어서 10분 거리인데 청담 도로가 꽉 막혀 거의 30분이 걸려 지각을 하고야 말았다. 뒷타임도 예약이 이미 차 있어 드레스를 적게 입어봤다는 슬픈 현실ㅠㅠ 신부에 따라 드레스 투어가 빨리빨리 진행돼서 45분 안에 마치고 타샵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을 수도 있지만, 우리처럼 늦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널널하게 예약을 하도록 하자.

 

2. 입어보고 싶은 드레스 찾아가기

이건 필수는 아닌데, 정말 본인의 취향이 없고 남들 눈에 예쁜, 추천해 주신 드레스를 입겠다!라는 신부가 아니라면

한 두 개 정도 입어보고 싶은 드레스를 골라 가는 것이 드레스샵에서 추천해 주시는 실장님 입장에서도 신부의 취향을 고려해서 추천해 주기 쉽고 상담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다.

 

3. 환복이 편한 옷 입기

목이 넓거나 단추가 있는 셔츠 등 환복이 편한 옷으로 입고 갔어야 했는데 난 추워서 목폴라+청바지 조합을 입고 갔더니.. 옷 갈아입을 때마다 정전기 때문에 머리가 산발이 되고 바지까지 입고 벗는 데 시간이 꽤 소요됐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절약하고 싶다면 목 부분에 단추가 달린 원피스 추천!

 

4. 현금 준비 - 피팅비, 발렛

각 샵마다 투어 비용이 5만원 정도 발생하는데, 이것은 계좌 이체로도 가능하므로 굳이 현금으로 챙겨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카드결제가 되는 샵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자차 이용 시 발렛비가 발생하므로 현금을 챙겨가는 것이 좋다. 물론 발렛도 계좌이체가 가능하지만.. 시간 절약을 위해!

 

2. 메이크업

메이크업은 평소 하는 풀 메이크업, 혹은 더 진하게 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눈부시게 화려한 웨딩드레스를 입었는데 얼굴이 거의 민낯이라면 괴리감이 들 수 있다. 매치가 안되지 않는가. 물론 생얼로 식장에 들어갈 계획이라면 예외!

 

 

 

 

굳이 필요 없는 것들 (개인적인 생각)

1. 피팅비 봉투

예쁜 봉투에 담아 가는 건 굳이 안 해도 될 것 같다. (처음부터 담아갈 생각도 없었던 우리 커플) 편지에 감사 편지까지 적어서 드렸다는 인터넷의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어차피 피팅비는 모든 피팅이 끝난 후 마지막에 드리는 것이므로, 잘 부탁드립니다 효과도 없는 듯하다.

 

2. 전문 메이크업, 헤어

평소에 메이크업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면, 돈 내고 전문 메이크업을 받고 갈 필요까진 없을 것 같다. 또한 헤어는 드레스샵에서 만져주므로 굳이 안 해도 될 것 같다. 머리만 잘 감고 가자^^! 웨딩드레스에 어울리는 헤어스타일로 중간에 변경하는 경우도 있을뿐더러, 로우번이든 푼 머리든 원하는 스타일 말하면 금속으로 샤샤샥 만져주신다.

 

3. 누브라

노출이 아예 없는 긴팔 드레스가 아닌 이상, 일반 브라를 착용했을 경우 끈이 보이기 때문에 누브라를 착용해야 하는데, 이 또한 샵에 다 구비되어 있으니 굳이 챙겨갈 필요는 없다. 사이즈별로 뽕이 있는 것, 없는 것 등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그러나 남이 쓰던 속옷을 착용하기 찝찝하다면 본인 것을 챙겨가도록 하자.

 

이렇게 샵에 다양하게 구비되어있다

 

4. 쥬얼리, 장신구, 시계

화려한 귀걸이를 포함한 모든 장신구들도 당연히 샵에 구비되어 있으니 예비신부가 챙겨야 할 준비물은 아니다.

평소 하고다니던 것이 있더라도 반지나 시계 등 쥬얼리는 빼고 가거나 잠시 예비 신랑에게 맡겨두는 것을 추천한다. 나같은 경우는 애플워치를 차고 있어서, 실장님께서 시계를 벗는 게 나을 것 같다 하셔서 드레스룸 안의 메이크업 테이블 위에 올려뒀다가 까먹고 그냥 다음 장소로 가버린 참사가... 일어났다. 허허

드레스에 어울리는 화려한 장신구들이 다 구비되어있다. 웨딩슈즈도 높이별로 있음

 

 

 

명심할 사항, 꿀팁

1. 플래너 끼고 vs 개인

드레스투어는 가능하면 플래너를 꼭 끼고 진행하는 것이 비용이나 혜택 면에서 더 낫다. 또한, 플래너가 신랑 신부가 놓치는 부분들을 챙겨주니 동행하는 것이 좋다.

 

2. 드레스 투어 요일

주말에는 드레스가 나가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보통 주말 결혼식 후 월요일에 반납된다고 한다.) 금, 토, 일을 제외한 평일로 하도록 하자.

 

3. 드레스샵 고르는 요령 (플래너님의 조언)

드레스투어는 옷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내가 드레스를 고를 샵을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샵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고 고를 것.

 

4. 당일 지정 혜택 꼭 물어보기

프리미엄/블랙라벨 추가 비용이 없다거나 2부 드레스나 촬영용 드레스 1벌 추가 등 혜택이 있는 경우가 많다.

 

5. 세 개의 샵 투어시 마지막 샵을 가장 기대되는 곳으로

첫 번째, 두 번째 샵에서 마음에 들었던 드레스 스타일을 조합해서 입어보고 더 디테일하게 볼 수 있다.

 

6. 오픈 마인드 (남이 봤을 때 내게 어울리는 드레스 고르는 꿀팁)

드레스 투어시 샵 별로 4-5벌을 입어보게 되는데, 2벌 정도는 내가 입고 싶었던 드레스를 입어보되 나머지는 샵 실장님이 추천해 주시는 드레스를 입어보도록 하자. 정말 내 스타일이 아니라 쳐다도 안 봤는데 막상 입어보면 예쁠 수도 있다! 나에 대한 사전 데이터가 전혀 없는 제 3자의 눈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할 수도 있으니 전문가의 의견을 믿고 들어보자.

 

+ 마지막 꿀팁😙: 수줍음이 많은 예비신부라면..ㅋㅋ 드레스를 입고 벗을 때 직원분 두 명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뭐 가운을 앞으로 입어서(뚫린 부분이 등으로) 드레스를 올리기 바로 직전 벗긴 하지만, 결국엔 나의 나체를 다 보여줄 수밖에 없게 된다. 난 상관 없었지만, 이것이 쑥스럽다면 니플패치를 붙이거나.. 팬티 위에 무봉제 속바지를 하나 더 입는 것도 방법이다.

 

이런식으로 가운을 거꾸로 입고 대기해야함

 

 

 

드레스 투어 당일 간략 후기

나는 르누아 by장대희, 스띨레디 허, 니콜스포사 이렇게 세 곳을 정해 플래너, 신랑, 친구 이렇게 넷이서 드레스 투어를 갔다.

드레스 투어 때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장 눈썰미 좋고 나를 잘 아는 ㅎㅎ 친구를 껴서 함께 갔다.

미국에서는 결혼식 당일까지 예비신랑에게 신부의 드레스를 보여주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데 한국에서는 다들 드레스 투어부터 같이 가길래 나도 그냥 데리고 가기로 ㅎㅎ

사실 드레스 고르는데 별 도움은 안 될 거라 생각했으나, 의외로 괜찮은 드레스를 입었을 때 실장님의 성화^^;로 내 옆에 서서 느낌을 보거나..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데리고 가기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운전과 잡신부름을 담당해서 아주 큰 역할을 하셨기 때문에 필수 인물이었음!!

 

 

 

셀프 평가 (ㅋㅋㅋ)

내가 살이 없는 것에 비해 상체만 보면 쇄골이 안 튀어나와 있는 편이고 승모가 있다 생각해서 하트넥이 안 어울리는 줄 알았는데 입어보니 은근히 괜찮아서 최종 선택할 뻔 했지만... 역시 평소 스타일인 홀터넥 디자인이 가장 끌렸다.

반팔이나 긴팔드레스가 너무 이뻤는데 아쉽게도 여름 예식이라 후보에서 제외했다.
확실한 건, 나는 풍성한 스타일보다는 슬림 스타일이 내 이미지랑도 어울렸고 몸도 더 이뻐 보였다는 사실.

풍성 드레스는 스튜디오 촬영 때 입으면 되지 라는 생각으로 슬림으로 골랐지만, 끝까지 실크 vs 비즈는 고민했고 지금도 나에게 찰떡으로 어울렸던 그 실크드레스에 사실 미련이 남는다. (평소 미국에서 행사나 파티 때 입는 드레스랑 너무 비슷해서 결국 고르지 않았음. 신랑 왈: 이런 거 재질이랑 색깔만 다르게 해서 집에 몇 벌 있지 않아?ㅋㅋ)

그래서 피로연 드레스를 비슷한 걸로 잘 찾아보는 걸로!

 

 

 

미국 vs 한국 드레스 투어 차이점

1. 돈을 지불해야 함

2. 신랑의 동행

3. 헤어와 장신구 선택까지 도와주며, 정말 세팅된 장소에서 커튼을 확 열면서 드라마틱하게 만들어서 공주놀이 느낌 물씬~

4. 미국 드레스들은 아무래도 사이즈가 다양하기 때문에 샘플용으로 나온 드레스는 나의 몸에 비해 과도하게 큰 것들이 대부분이었고, 도와주는 직원분이 드레스 뒤를 집게로 집어주시긴 했으나 뭔가 태가 안 나서 정말 '느낌만' 볼 수 있었는데, 한국은 정말 드레스 뒤쪽까지 내 몸에 꼭 맞게 잡아줘서 실제 가봉하고 입었을 때의 느낌과 비슷하게 볼 수 있었다.

5. 미국에선 비치된 드레스를 내가 다 구경하고 고를 수 있었는데, 한국에서는 드레스룸 안에서 신부가 기다리고 있으면 직원이 임의로 드레스를 하나씩 골라서 가져오는 시스템이어서 별로 마음에 쏙 들지 않아도 시간 관계상 그냥 입어봐야 하는 상황 발생 (물론 플래너님이 드레스가 마음에 안 들면 입기 전에 다른 걸로 바꿔달라고 말하면 된다고 하셨지만 시간이 촉박해서 그럴 수가 없었음.)

6. 입어볼 수 있는 드레스 수의 제한(시간제한) - 미국에서 드레스 볼 땐, 빨리빨리 갈아입을 수 있으니까 한 열 벌 정도 입어보고 ㅋㅋㅋㅋ 제일 마음에 들었던 건 킵해뒀다가 마지막에 한번 더 입어보기까지 했는데 한국에서는 다음 팀 스케줄이 다 밀려있으니 절대 그럴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스케줄 잡을 때 시간 간격을 널널하게 하지 않았던 것, 알몸으로 드레스를 벗고 입는 것이 체력소모가 심하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던 점..이지만 (막판에 에너지 떨어져서 집중력 떨어짐) 나름 재미났던 드레스 투어였다.

 

 

 

드레스투어 자세한 당일 후기: https://disenadora.tistory.com/250

드레스 투어 솔직 후기 (르누아 by 장대희, 스띨레디허, 니콜스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