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한국 결혼식 준비

드레스 투어 솔직 후기 (르누아 by 장대희, 스띨레디허, 니콜스포사)

ghostrabbit 2024. 3. 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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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플래너님과 시차를 극복한 카톡으로 드레스샵 세 곳을 정하고 예약은 플래너님이 도와주셨다.

나와 예비신랑 둘 다 휴가를 내고 가는 거라 시간, 요일은 상관없다 해서 드레스 투어하기 가장 좋은 요일이라는 화요일 오후시간대로 잡아주셨다. 원래 더 일찍 시간을 잡았으면 트래픽 시간도 피하고 좋았을 텐데, 드레스투어 전 신랑 구두와 예복을 맞추기 위해 청담에서 또 다른 예약이 있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4pm 르누아 by 장대희 - 5pm 스띨레디 허 - 6pm 니콜스포사

순으로  투어를 다녀왔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 곳 중 고민하다 결국 니콜스포사로 결정했다.

미국에서 이미 두 번의 드레스투어(공주놀이)를 한 나는, 대략 나의 취향을 알고 가긴 했다.

세 곳의 드레스샵은 모두 장소가 거기서 거기였지만 차를 가지고 다니다 보니 걸어가는 것보다 오히려 오래 걸려 고생했다는.. (출퇴근 시간 상관없이 하루종일 막히는 청담)

 

 

 

르누아 바이 장대희 청담 본점 Lenoir by Jan Daehee

구 비비안코, 자체 디자인 제작, 트랜디함(한국인의 체형에 어울리는 예쁜 드레스 다양하게 구비)

 

 

르누아바이장대희는 처음 들어봤는데, 플래너님의 추천으로 알게 됐다. 좀 더 알아보니, 비비안코와 재클린컴퍼니와 합병하며 상호가 변경된 드레스샵이라고 한다. 인스타그램을 보니 재클린웨딩이라고 태그가 되어있었다. 드레스가 굉장히 다양하게 있었고, 특히 내 눈엔 레이스 드레스가 예뻐 보였다!

 

 

드레스 샵 인테리어 자체는 르누아가 굉장히 괜찮았다. 첫 번째로 들른 샵이어서 이게 좋은 건지 몰랐는데, 다른 두 곳의 샵들과 비교하면 일단 샵 내부가 크고 밝으면서 화사한 느낌이었고, 드레스 입어보는 공간 자체가 굉장히 넓고 거울도 사방으로 되어있어서 보기도 편했다. 내가 찾아간 드레스 말고 전부다 실장님이 추천해 주신 드레스를 입었는데, 입어 본 드레스가 전부다 마음에 들 정도였고 드레스 투어 첫 샵이어서 나를 포함한 일행 모두가 에너지가 넘쳐서 화기애애했다. ㅎㅎㅎㅎ 

 

총 다섯 벌을, 홀터 실크 머메이드 - 반팔 레이스 - 반팔 비즈 & 머메이드 - 홀터 비즈 머메이드 순으로 입어봤다.

 

 

위의 사진에 나온 드레스의 흰색 버전이 내가 첫 번째로 입어봤던 실크 드레스(출처: 르누아바이장대희 인스타그램)

원래 비즈만 보고 있었는데 의외로 입어보니, 실크 드레스가 굉장히 예뻤다. 첫 번째 드레스가 너무 맘에 들어서 나머지 것들이 눈에 안 들어 올 정도.

 

 

퍼지는 스타일의 드레스는 안 입어보려 했지만 플래너님의 추천으로 입어봤던 진주 비즈 드레스! 사진은 못 찾았는데 위의 사진이 가장 흡사하고 패턴재질만 살짝 다르다. 이것도 사진에서는 별로 안 그래 보였는데, 막상 입어보니 굉장히 화려했다. (심플한걸 굉장히 선호하는 내 취향 발견^^) 신랑분이 키가 커서 이런 크게 퍼지는 드레스 입어도 예쁠 것 같다고 추천해 주셨던 건데, 이때 신랑이 무대(?)로 강제 소환 당해서 내 옆에 섰다.ㅋㅋㅋㅋ (실장님 왈: 혼자 있을 때보다 둘이 있을 때 예쁜 드레스)

 

어떤 게 더 좋으시냐 물어보시길래 저는 1번 드레스가 좋은데 이 잔잔한 비즈 느낌이 좋은 것 같아서, 머메이드라인에 비즈 있는 걸로 입어보고 싶어요!라고 함.

 

 

그래서 입어 본 위의 드레스. 이 반팔 비즈 드레스는 화보에서는 예뻐 보였는데 막상 입어보니 저 큰 비즈가 부담스러웠다. 핀 조명을 세게 받으면 반짝거려서 화려하고 예뻤으려나 싶었지만 일단 샵에서 봤을 때는 생각했던 느낌이 아니어서 패스. 드레스 라인 자체는 너무 이뻤다.

 

 

이런 목 살짝 올라오면서도 노출이 있는 긴팔 레이스 드레스 정말 내 취향이었는데, 아쉽게도 여름 예식이라 패스했다.

 

마지막으로, 잔잔한 펄이 들어간 홀터넥 머메이드 드레스를 입어봤는데, 소재가 빳빳한 재질이었는데 반짝반짝 펄까지 들어가 있으니 정말 인어공주 같았다(좋은 의미가 아니라 안 좋은 의미로..). 난 내가 딱 원하는 라인에 비즈까지 화려하게 들어가 있어 마음에 들어 했는데 함께 간 내 친구와 남자친구는 첫 번째로 입어본 실크가 더 예쁘다고 했다.

 

처음의 '나는 무조건 홀터 드레스만 입을 거야!라는 다짐과는 무색하게 정말 다양한 스타일을 입어봤는데 의외로 부원장님이 추천해 주신 드레스들도 하나같이 다 맘에 들고 괜찮아서 너무 고민됐다. 특히, 레이스는 옵션이 넣지도 않았는데 막상 입어보니 예뻐서 고민고민. 헤어스타일이나 베일도 드레스에 맞게 센스있게 알아서 바꿔주셔서 좋았다. 처음엔 푼 머리 하고 싶다고 요청드렸는데 실장님의 추천으로 올림머리를 했는데 훨씬 나았음;

 

어쨌든 첫 번째 샵이어서 다들 에너지 만빵인 상태로 신나는 투어를 마치고 다음 샵으로 고고

 

 

 

 

스띨레디허 STYLE D-HER

자체 제작 디자이너샵, 유니크한 스타일, 내가 본 세 곳의 샵 중에서 가장 저렴

 

 

여기는 첫 샵이었던 르누아에 비해 샵 자체가 어둡고 별로여서 첫인상부터 별로 끌리지 않았다. 그렇지만 중요한 건 드레스니까-

방문 전 인스타나 화보에서 봤을 때, 여기는 실크 맛집인 것 같았다.

 

 

실장님이 밝게 반겨주셨고, 바로 전 샵인 르누아와 비교하자면 투어 분위기는 차분했다. ㅎㅎ 르누아에서는 시종일관 칭찬 일색으로 cheer up! 하는 느낌이었다면 여기는 꼼꼼하고 자세히 설명해 주며 내가 원하는 바를 함께 알아가는 느낌.

 

 

내가 가장 기대했던! 위 사진의 실크 드레스를 입어봤는데, 막상 입어보니 원단 자체가 각이 잡힌 느낌이라 나에겐 안 어울렸고, 어깨 부분의 연결 반투명 천이 너무 잘 보여서 화보와 같은 느낌은 나지 않았다. 베일로 살짜쿵 가려줘야 할 듯. 내가 어깨 부분의 반투명 천이 마음에 안 든다 말씀드리니 딱 이 버전의 연결되어 있는 나시 형태로 된 드레스도 입혀주셨는데 엄청 예쁘진 않았다.

 

그다음으로 입어본 드레스들도 내 취향에 맞게 심플하면서도 예쁘게 떨어지는 실크 드레스 위주로 입어보았는데 나머지 두 샵에 비해 볼레로가 굉장히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고, 내가 원하는 드레스 자체가 심플하니만큼 볼레로나 베일로 화려하게 포인트를 주어 변형해 볼 수 있는 것이 좋았다. 이렇게 하면, 신부 대기실에서와 입장 때 각각 다른 볼레로를 착용하거나 입었다가 벗는 방법으로 마치 두 개의 드레스를 입은 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음!

 

 

이 중 찰랑찰랑 예쁘게 떨어지는 실크 엠파이어 라인인 드레스에 반팔 볼레로를 걸친 것이 참 마음에 들었었는데, 볼레로가 나의 팔뚝에 딱 달라붙지 않고 헐렁거리는 게 맘에 안 들었다. 이건 어떻게 팔에 맞게 조정 가능하냐 여쭈어봤더니 볼레로여서 어쩔 수 없다고 하셨다. 위의 화보는 어떻게 한 거지..

 

그리고 이어서 입어 본 홀터넥 볼레로는.. 이상했다. 내가 홀터넥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런 반투명 비즈 천으로 만들어진 홀터 볼레로를 걸치니 이질감이 들었고, 내가 아무리 홀터 넥라인을 좋아한다 하지만, 이건 드레스 자체가 홀터로 나온 것이 낫겠다 싶었다. 아직까지는 가장 첫 번째 실크 드레스가 나의 원픽.

 

그리고 나는 각 잡힌 느낌의 미카도 실크보다는 찰랑찰랑 몸매에 맞춰 떨어지는 도비 실크나 새틴 실크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미카도 실크는 고급스러워 보이긴 하는데 너무 더워 보인달까.

 

총 다섯 벌 정도를 입어봤고, 드레스들이 별로다 느낌은 아니었는데 그렇다고 확 느낌이 오는 것은 없었어서 Pass.

 

 

 

니콜스포사 Nicole Sposa

이태리 수입드레스샵, 화려한 비즈 위주

 

다들 지쳐있었지만 (나는 드레스 입느라, 신랑은 운전하느라) 힘을 내서 도착한 니콜스포사! 

타이트한 예약 간격 + 청담 교통체증 때문에 15분 넘게 지각해서 드레스를 굉장히 급박하게 네 벌 밖에 못 입어봤음에도 불구하고 별로 아쉽지 않았다. 나의 체력이 이렇게 쓰레기였다니...

 

사실 니콜스포사는 내가 가장 기대했던 드레스샵이었다. 웨딩드레스에 대해 1도 몰랐던 한 달 전 웨딩드레스 사진으로 나만의 핀터레스트 룩북을 만들 때도 이곳의 드레스가 항상 껴있었다는!

 

 

여기도 조명은 살짝 어두운 편이었다.

외관에 비해 막상 들어가 보니 공간이 굉장히 넓었고 예쁜 블루컬러를 포인트 컬러로 한 인테리어는 특이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느낌이 났다.

대기하는 테이블을 지나 긴 복도를 따라 안쪽에 위치한 드레스 피팅룸으로 갔는데, 피팅룸은 총 2개가 있는 것 같았다.

사진으로만 본 야외 테라스 공간도 예뻤는데 가봉 스냅 찍을 때 좋을 것 같았다.

 

이 드레스 하나 때문에 니콜스포사 선택

 

첫 번째로, 내가 가장 입어보고 싶었던 원픽 드레스를 입어봤는데, 경험상 모델 같은 핏이 안 나올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입어보니 더 마음에 들었다!

 

 

이어서 이런 반팔 실크 드레스도 입어보았는데 역시 라인은 넘나 마음에 들었지만, 비즈가 너무 화려해서 패턴처럼 보이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내 얼굴은 화려하지 않으니까 드레스가 너무 화려하면 안 된다는 생각! 난 모델이 아니니까🥲

 

 

추천으로 입어본 위의 드레스는 화려함의 극치였는데, 예쁘긴 했는데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원래는 이 드레스도 입어보고 싶었으나, 앞서 방문했던 샵에서 이런 빳빳한 재질(?)의 미카도 실크는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했기에 입어보지 않았다.

 

그리고, 사진은 아무리 해도 찾을 수 없는데, 잔잔한 비즈로 수놓아진 순백의 드레스가 너무너무너무 예뻤다!

나는 화려한 비즈 말고 잔잔한 비즈 좋아하는구나.. 깨달음. 사진으로 찍으면 다 담기지 않을 것 같은데, 조명에 반사되며 반짝반짝 은은하게 빛나는 비즈가 너무 예뻐서 지친 예비신랑을 의자에서 일어나게 만들었다..ㅋㅋㅋ 이 드레스도 끝까지 고민했다는.

 

보통 목이 훤히 드러난 드레스를 많이들 입어서 이런 디자인은 별로 없을 것 같았는데, 워낙 유니크한 디자인이 많은 니콜스포사에는 내가 원했던 '목 올라오는' 드레스 디자인이 많아서 좋았다.

 

전반적으로 웨딩홀 분위기나 내가 원하는 점 등을 파악하여 어울리는 드레스를 잘 추천해 주셨고, 내가 염려되는 점 등을 말하자 걱정하지 말라 하시며 내가 실크와 비즈 중에 너무 고민 중이라 하니까 실장님께서 본인들은 실크 드레스도 많다며 그건 2부 드레스(피로연 드레스)로 입으면 된다 하셨다.

 

 

 

셀프 평가, 고민

나에겐 심플한 스타일의 드레스가 가장 잘 어울렸고(feat. 화려하지 않은 외모), 재질은 비즈로 가려면 크고 화려한 비즈는 멀리서 보면 패턴이나 문양처럼 보여서 별로여서 잔잔한 비즈가 좋은 것 같았다. 

드레스 투어 가기 전엔 막연히, 어떤 드레스를 입으면 '나는 너를 위한 드레스다!!'하고 드레스가 나를 향해 소리칠 것만 같았는데 그런 건 아니었어서 슬펐다🥲 

벨라인은 아예 입어보지도 않았지만, 퍼지는 에이라인은 웨딩드레스보다는 나에게는 머메이드나 엠파이어 또는 H라인 같은 하체가 좀 슬림하게 떨어지는 핏이 더 잘 어울렸다는 친구의 평. 그래, A라인이나 벨라인 드레스는 스튜디오 촬영 때 입을 테니까!

 

나의 평소 스타일 vs 시도해보지 않은 스타일

나와 관중들의 원픽은 첫 번째 샵(르누아)에서 첫 번째로 입어본 실크 드레스였으나 그래도 단 한 번밖에 없는 결혼식인데, 그날 입는 웨딩드레스치고는 너무 평소 스타일과 비슷하고 심플한가? 싶어서 고민이 많이 되긴 했다. 그리고 실크 드레스는 미국에서 많이 하는 야외 웨딩 느낌이 더 많이 나는 것 같아서 좀 더 반짝이는 드레스로 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어서, 심플한 실크 드레스는 2부 드레스 용으로 찾아보는 걸로 결정.

 

 

 

드레스샵 결정, 본식 드레스 가봉 예약

나는 해외에 살면서 한국 결혼식을 준비해야 하는 타이트한 일정 특성상 드레스 투어 후 바로 샵을 결정해서 본식을 6개월이나 남겨둔 바로 그다음 주에 본식 가봉을 해야 하는 일정이었다. 사실 본식 가봉이라는 게 내 몸에 딱 맞게 드레스를 가봉하는 건데, 내가 살이 훨씬 더 찌거나 빠질 수도 있는데 반년 전에 본식 가봉을 하는 게 맞는 건가 싶었지만.. 그렇다고 결혼식 이틀 전에 급하게 하는 것보단 낫다 생각해서 그냥 하기로 했다. (스포: 살을 더 뺄 예정이었지만 결국 2키로 정도 찐 상태였던 6개월 후의 나) 그리고 어차피 대부분의 드레스가 끈가봉 형식이라 상관 없을 듯 하였다.

 

그날 저녁 투어가 다 끝나고, 플래너님이 어떤 곳으로 선택하시겠냐고 물어보시는데 사실 르누아와 니콜스포사 둘 중에 엄청 고민이 되었지만 빨리 결정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니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세 번째 샵인 '니콜스포사'로 선택했다.

 

세 곳 모두 친절하고 잘해주셨지만 나는 서비스보다는 드레스 위주로 고른 것 같다. 어차피 나는 사정상 토탈 스튜디오를 선택해야 했기 때문에, 스튜디오 드레스를 빌릴 일이 없어 본식 드레스 딱 하나만 고르면 되었기 때문이다.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도 빌려야하는 상황이었으면 좀 더 드레스 종류가 다양해보였던 르누아바이장대희로 결정했을 것 같다.

다음 포스팅은 니콜스포사 본식 드레스 가봉 후기를 본식 당일 사진을 포함해서 올려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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