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쩌다 보니 6개월 동안 모유수유를 이어오고 있다.
미국 병원에서는 모유수유를 하는것을 기본 방침으로, 출생 직후부터 젖을 물리는 등 모유수유를 굉장히 강력히 권장해서 자연스럽게 젖물리기 연습을 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아기가 빠는 힘이 좋고, 나도 젖 양이 많은 편이라 모유 수유를 결정하게 된 케이스다.
범접할 수 없는 모유수유의 장점:
모유는 생후 6개월 동안 아기에게 가장 좋은 영얀 공급원이며, 모유의 구성성분은 아기가 항상 균형 있는 영양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이렇게 좋은 모유수유를 다들 끝까지 하기 힘든 이유는, 아무래도 그에 따라오는 단점도 많아서일것이다. 나도 몇 개월동안 정말 힘들어서 매일매일 '이제 단유해야지'를 달고 살았는데 아직까지 못 놓고 있는 1인으로서, 6개월간 느낀 모유수유의 장단점을 말해보고자 한다.
모유수유의 장점 (직수)
- 모유가 나오는 동안 엄마는 생리 안함. 최고의 장점!!!!!
- 수유할 때 아기가 너무너무너무 사랑스러움🥰 쬽쬽.
- 모유 성분이 좋고, 면역력 키우는데도 좋음: 영양 성분이나 자연 항체가 모유를 통해 나옴. 모유를 아기가 어려서부터 먹으면 콜레스테롤 대사능력이 좋아 동맥경화증이나 비만증 예방에 도움이 됨. 범접할 수 없는 장점!
- 엄마의 빠른 산후 회복 - 산모의 자궁수축 촉진. 훗배앓이 적고, 오로배출이 효과적이며 자궁수축이 빠름.
- 직수일 경우, 유아의 턱과 치아발달에 도움을 줌.
- 직수일 경우, 젖병 설거지 안 해도 됨.
- 분유값이 안 듦.
- 새벽 수유할때 피곤해서 눈 뜨기도 힘든데 분유타러 주방까지 안가도 되고 바로 젖 물리면 됨.
- 눕수가 가능한 경우 새벽 수유시 굉장히 편함.
- 애가 자지러지는 급박한 상황에서 젖물리면 바로 달래짐👍
- 직수시, 완전 멸균상태의 신선하고 적절한 온도의 모유가 나오는것이므로, 젖병 열탕소독 등 걱정거리가 줄어듦.
모유수유의 단점
- 분유보다 소화가 빨라서 수유텀이 분유수유보다 짧음, 아기의 통잠 늦음 (가장 힘들었던 점).
- 직수일 경우, 초반 난이도가 너무 높음. 아기가 너무 작아서 자세 잡기도 힘들고, 배고플 때마다 계속 물리라는데 그게 한시간 간격이고 수유 시간도 엄청 김. 출산 후 회복이 덜 된 상태라 더 힘들게 느껴짐.
- 어깨, 허리, 손목이 아픔. 아기에 맞춰 자세를 잡다보면 산모의 자세는 한 쪽으로 기울어진 자세가 되거나 구부정한 자세가 되어 목이랑 어깨가 굽을 수 있음. 나의 경우 허리 통증으로 고생함.
- 나만 할 수 있음. 아빠가 수유 불가능. 새벽에 엄마가 무조건 일어나야 함. 수유 혼자 다 해야해서 주변인에 기댈 수 없어 우울함.
- 외출할 때 신데랄라마냥 수유 텀마다 가슴이 딴딴해짐, 오랫동안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젖 줄줄 샘.
- 새벽에 남편이 분유나 유축 모유를 먹인다 하더라도 엄마는 가슴이 아파서 유축해야하니 통잠 못 잠.
- 24시간 브라 + 패드(양이 많은 경우) 착용해야 함.
- 유축기로 유축할 때 현타 옴. 젖소가 된 기분.
- 병원에서 간호사부터 시작해서 산후조리원 가면 아무나 내 젖을 주물주물 만짐; 모두의 가슴이 됨. 현타..
- 아기가 젖을 잘못 물 경우 젖꼭지 통증, 상처 생길 수 있는데 이때 정말 꼭지가 뜯어질 듯이 아플 수 있음.
- 정확한 수유량을 모르니 답답함.🥲
- 한 쪽 먹일 때 다른 한 쪽 가슴이 찌릿하게 아픈데, 이게 통증이 꽤 심함.
- 단유 할 때까지 술, 약, 음식에 있어 제약이 많음. 균형 잡힌 식단 신경 써야함.
- 수유 가능한 옷만 입어야 함. 단추 없는 긴 원피스나 티셔츠 입으면 가슴 위까지 훌렁 올려야 함. 외출할때도 옷의 제약 큼.
- 분유값은 아끼지만 다른거에 돈을 더 쓰게 됨..ㅋㅋㅋ 값비싼 유축기를 비롯해 수유쿠션, 수유복, 수유가리개, 니플쉴드, 니플크림, 가슴팩 등…
- 잘못된 수면 연관 생길 수 있음 - 젖물잠 되기 쉬워서 아기 수면 패턴 잡기 상대적으로 어려움
내가 공감하지 못한 모유수유의 장점들
- 모유 먹이면 트림 안 시켜도 된다고 했는데 나의 경우는 아니었다. 잘 게우는 우리 아가..^^
- 모유 수유하면 살 빨리 빠진다던데.. 이건 동의할 수가 없다. 나는, 수유 때문인지 항상 너무 허기져서 원래 먹는 양보다 훨씬 많이 먹게 됐고, 모유를 아기에게 줘야하니 내가 억지로라도 잘 챙겨먹어야해서 그런지 살이 거의 빠지지 않았다..^^ 정말 식단을 병행하여 다이어트를 해야 살이 빠질 것 같은데, 이건 모유 수유가 끝난 후에 할 수 있을 듯.
- 외출할 때 짐이 없는것이 모유수유의 장점인데, 나의 경우 공공장소에서는 수유를 도무지 못하겠어서 그냥 외출할땐 액상분유를 챙겨다녔다.
- 그리고 집에 손님이 오거나 할 때도 애가 먹을때 되면, 분유 수유였으면 그냥 손님들 앞에서 분유 주면 되는데 직수를 하다보니 나혼자 방에 들어가서 먹여야하고 이런 저런 불편할 것들이 많았다.
- 완모일 경우 젖병 수유 관련 용품 안사도 됨(젖병 소독기, 젖병 솔 등) - 완전 모유수유를 하더라도, 어차피 유축해서 먹이는 경우가 생기 마련이므로, 젖병 관련 용품들은 결국 필요한 것 같다.
내가 공감하지 못한 모유수유의 단점들
- 초기에 유선염, 일명 젖몸살이 오면 출산보다 아프다던데, 나의 경우 젖 양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젖몸살 없이 지나갔다.
- 가슴이 쳐진다는데 6개월째인 현재는 잘 모르겠고, 이건 수유가 끝난 후에 다시 봐야할 것 같다. 두렵 ㅠㅠ 그런데 뭔가 살이 탁력을 잃은 느낌?
- 엄마 젖만 빠는 아가들은 분유를 거부하기도 한다던데, 우리 아가는 먹보여서 그런지😂 아무거나 주는대로 잘 먹었다. 직수를 하든 우유병으로 주든, 어떤 젖꼭지를 주더라도..
- 모유 먹는 아기들이 분유 먹는 아기들보다 몸무게가 덜 는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 아기는 3.2kg로 태어나서 세 달만에 거의 8kg가 되었다. case by case 인 듯.
- 추후 수유 끊을때 분유로 갈아타기 어려움( 분유거부, 젖병거부) - 이것도 먹보 아기들은 패스
혼합수유 6개월 차, 뒤늦게 찾아온 유선염
그리고 아기가 5개월이 다 되어갈 무렵, 뒤늦게 유선염, 일명 젖몸살을 겪었다. 이때는 단유를 계획하고 혼합수유를 하며 일부러 젖 양을 줄여나가는 시기였는데, 수유텀을 늘리기 위해 가슴이 땡땡 불었는데도 조금만 더 참았다 먹이려고 했다가 아픈 상태까지 가서 응어리가 졌는데, 이게 며칠이 가더니 갑자기 열이 나기 시작했다. 코로나인줄 알고 테스트도 해봤다는^^; 결국 주치의에게 전화로 유선염 약 일주일치를 처방받고 삼일만에 나았다..
쓰고보니 단점이 훨씬 많아보이지만^^;; 그 몇 안 되는 장점 중 '아기와의 교감'을 놓지 못해 계속 단유를 못하고 지금까지 온 것 같다. 지금은 혼합으로 하루에 모유수유는 아침 저녁으로 두 번만 하면 되어서(첫수, 막수) 그 벨런스가 좋아 게속 유지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모유수유가 초반에는 난이도가 높은데, 가면 갈수록 아기와 합이 잘 맞게 되어 직수 자체는 편해진다. 이제는 아기가 꼬물꼬물 기어와서 젖을 찾아서 물기도 한다😂 신생아 꼬물이때와 비교하면 상상도 못했을 일.
그렇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젖이 차기 때문에 꼭 빼줘야하는 등 부수적인 단점들 때문에, 모유수유를 오래 하면 엄마의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기 때문에 나는 이유식 중기로 접어들면 완전 단유를 결심하고 있다.
나야 이미 겪었고 지금까지도 직수를 놓지 못하고 있지만, 혼합이 아닌 100% 모유수유로 했다면 지금까지 못 했을 것 같다.
경험해보니 모유수유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더 알겠고, 엄마를 갈아 넣어야 한다 ㅠㅠ라는 표현이 딱이다 싶을 정도이다.
또한, 본인의 의지만으로는 되지 않는, 젖 양이 너무 적다거나 아기가 못 문다거나, 유두 혼돈이 너무 심하거나 할 경우, 엄마가 원해도 모유수유를 못 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모유수유는 전적으로 엄마 본인의 의지로 이어나가야 하며 타인이 절대 강요하면 안됨을 강조하는 바다!!!!!!! (중요) 모유수유하는 세상 모든 엄마들,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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