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임신, 출산

[미국 임산부] 임당검사(전날 피자 먹고..) - 시기, 금식 시간, 용액 맛

ghostrabbit 2024. 4. 20. 18:30
반응형

Glucose Test 

대망의 임당검사! 임당검사란 임신성 당뇨 가능성이 있는지 보는 검사이며, 글루코스(포도당)가 들어있는 아주 단 음료를 마신 후 한 시간 후 혈액을 채취해 글루코스 레벨을 측정하는 혈당 검사이다.

친한 직장 동료중에 첫째와 둘째 임신 때 모두 임신성 당뇨를 진단받아 고생한 친구가 있어서 임신성 당뇨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다. 

임신성 당뇨는 임신 중 발생하는 호르몬의 변화와 관련이 있고, 진단받게 되면 식단과 운동 처방으로 치료를 하게 된다. 같은 팀 동료가 임신 중에 임신성 당뇨를 진단받아 식단 관리사를 만난다고 몇 시간씩 일찍 조퇴하던 것이 생각난다. 혈당을 올리지 않는 아주 건강한 식단으로만 구성한 끼니에, 매 끼 밥을 먹은 후 항상 몇 분 이상씩 걸으라는 처방을..

 

 

 

임당검사 시기

미국 기준, 보통 24주부터 28 사이에 실시하는 임신성 당뇨 검사. 한국도 같을 것이다.

원래 당뇨가 있거나 과체중이거나 임신성 당뇨가 의심되는경우는 더 일찍 하기도 한다고 한다.

 

나의 경우, 정확히 28주 6일 째 되는 날 실시했고, 원래 25주 차 즈음 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늦게 한 것 같다.

 

 

 

임당검사 전날 / 당일 식단

한 달에 한 번씩 산부인과 방문을 하던 시기, 26주 차 검진 때 선생님께서 다음 방문 때 임당검사를 하니 두 시간 공복을 유지하고 병원에 오라는 말씀을 하셨다. 

 

me: 그날 공복 전 마지막 식사는 건강하게 해야 하나요?

Dr: 아니요 그냥 먹던 대로 드세요~

me: 그럼 과자나 그런 거 다 먹어도 되나요?

Dr: 네 식단 다르게 할 필요 없어요. 평소에 그렇게 드셨던 거면 그냥 평소처럼 드시고 검사 두 시간 공복만 지켜주세요.

 

넹...

ㅋㅋㅋㅋ 듣고도 다른 사람은 어떻게 했나 찾아보고 있는 나란 사람..

친한 언니는, 임당검사 통과 못하면 재검받는 거 싫어서 한 달 전부터 식습관 엄청 건강하게 하며 관리해서 통과했다 했고,

그 전날엔 샐러드만 먹거나 스크램블 애그 등.. 혈당을 낮게 유지하는 식단을 유지했다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1차 검사 전 식사를 베이글에 크림치즈를 발라먹고 통과하지 못했는데 2차 검사 때는 그전에 건강하게 먹어서 통과했다는 사람도 있고..

 

하지만, 원래 인슐린 기능이 정상이 아닌데 하루 이틀 식습관 고친다고 될 일은 아니라고 한다.

또한, 임당검사 전날 밤에 무엇을 먹었는지와 검사 결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한다.

 

그리고 생각해 보면, 내가 임신성 당뇨가 있는데 없다고 결과가 나오면 적절한 대응과 치료를 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나와 아기에게 더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니 이 검사를 위해 D-day를 정해놓고 마치 바프처럼 준비하고 검사가 끝나면 폭주(?) 하는 짓은 하지 않도록 하자.

 

 

 

임신성 당뇨 확진 / 임당 재검 걱정..

나는 유전적으로 당뇨가 있는 것도 아니고 과체중도 아니었지만(임신 전 기준) 임신 후 살이 굉장히 많이 찐지라 걱정을 많이 했다. 28주인데 14키로가 쪘으니..ㅠ 임신 기간 내내 10키로 정도 찌는 것이 정상이라 생각했는데 내가 이렇게 많이 찔 줄 몰랐다. 그리고 무엇보다, 요즘 단 것도 너무 많이 먹고 있지도 하고(특히 회사 출근하는 날) 먹는 양도 훨씬 많아졌는데도 밥을 다 먹고 나서 뒤돌아서면 바로 배고픈 게 평소의 나답지 않아서 혹시 이것이 당뇨 증상???? 이러고 불안해했더라는..

 

만약 임신성 당뇨라면 진단받고 경각심을 가지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지 생각하면서도 공포의 임당 재검에 대해 알고 나니 '제발 한 번에 통과하길..'이라는 마음이 든 것도 사실이다.

임당 재검은 8시간 이상의 금식을 요할뿐더러, 3시간에 걸쳐 한 시간 간격으로 피를 뽑아 혈당 수치를 측정하는 검사이기 때문이다. 반나절이나 걸리는 힘든 검사이고 무엇보다 나는 바늘이 무섭기 때문에 ㅠㅠ

 

하지만 무엇보다도 뱃속의 우리 아가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것이 가장 걱정이 되었다. 임신성 당뇨병은 조산과 난산의 위험도 높일뿐더러, 태아의 선천성 기형이 나타날 확률과 연관성이 있다. 또한, 나중에 아이가 성장해서 비만과 대사 장애 발생의 위험도 높인다.

하지만 확진받는다면 최대한 잘 관리하기로 마음먹고.. fingers crossed 🤞🍀🤞🍀🤞🍀

 

 

긴장된 마음을 달래기 위해..는 아니고, 남편의 꼬임에 넘어가서 검사 바로 전 날, 결국 파파존스에서 피자를 주문한 나란 인간.^^

먹고 나서 바로 후회하긴 했지만, 맛있게 잘 먹었으니 됐다. 그리고 그 전날 식사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했으니!

 

 

 

금식 시간

금식은 딱 2시간만 하면 된다. 이 때는 물도 마시지 말라는 지시사항이 있었다.

나는 3시 15분에 예약이었는데, 딱 1시에 식사를 마치고 금식을 시작했다. 물도 먹지 말라고 해서 배고프고 목마르면 hangry 될까 봐 최대한 공복을 적게 가져가기로 😂 나중에 간호사에게 다시 물어보니 물 몇 모금 정도는 상관 없다고 했다.

*재검(3시간가량 진행되는 2차 검사)을 해야 하는 경우, 8시간 공복을 유지해야 한다.

 

 

 

글루코스 용액 / 포도당 시약

병원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니, 나에게 테스트를 위한 글루코스 용액에 대해 설명해 주고

세 가지 맛 중에서 고르라고 했다. 오! 나에게 이런 선택권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ㅎㅎ

오렌지(Orange) / 레몬(Lemon) / 프룻펀치(Fruit punch)

옆에서 남편이 프룻펀치로 하라고 부추겼지만 무시하고 레몬과 오렌지 중에 잠깐 고민하다 오렌지로 골랐다.ㅋㅋ

 

생각보다 커서 놀람

 

나는 원래도 단걸 굉장히 좋아하는데 임신하고 더 심해져서 아침 먹고 쿠키나 달달한 간식을 먹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래도 양심상 임당검사 당일은 식사 외에 간식을 먹지 않았었다. 그래서 그런지 단 게 너무나도 땡겼는데 

그 때문인지 임당검사 용액이 맛있게 느껴졌다;; 

하지만 마시면서 느낀 것은, 맛이 굉/장/히 달았고 그렇게 맛있지는 않았다. 굳이 비슷한 맛을 찾는다면 부루펜 시럽 맛이었다.

간호사가 원샷할 필요는 없고 5분 안에만 마시면 된다고 했는데 나는 한 2분 만에 마신 것 같았다.


이거 마시고 너무 거북해서 토하는 산모들도 있다던데; 나에겐 그 정도는 전혀 아니었다.

그렇지만 입덧 증세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먹기 힘들었을 것 같다.

 

이렇게 빈 병을 꼭 보여주고 반납해야한다

 

빈 용액 병을 가져다주니 간호사가 한 시간 타이머를 시작했고, 한 시간 동안은 물도 마시지 말라고 했다. 그렇지만 입이 너무 텁텁하거나 정 목이 마르면 살짝 적시는 정도는 괜찮다고 했다.

 

이건 후일담인데, 진료 때 담당의사가 임당검사 시약 무슨 맛으로 먹었냐고 물어보길래 오렌지맛이었는데 나쁘지 않았다고 하니까 놀라더라. 오렌지 맛을 가장 역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레몬맛 먹으라고 추천하는 걸 깜빡하셨다면서

날 보고 오렌지 맛이 괜찮았으면 아마 다른 맛도 거뜬히 먹을 수 있을 거라 하셨다. (난 사실 좀 맛있었는데..)

 

... 1 HOUR LATER

그러고 딱 한 시간 경과 후 간호사가 다시 내 이름을 불렀고 바로 혈액 채취하러 들어갔다.

역시 바늘을 무서워하는 나는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돌렸고, 이것으로 모든 검사는 끝!

 

 

 

검사 결과

결과는 하루 뒤에 나온다고 했다. 만약 오전에 피검사를 했으면 당일 결과가 나오는데 나는 오후에 검사를 했기 때문에 (3:15pm에 글루코스 용액 마시고 4pm에 혈액 채취) 다음날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며칠 걸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미국 치고) 빨리 나오네?

 

검사 결과에 이상이 있으면(당뇨 진단) 의사가 전화를 할 것이고, 모든 것이 정상이면 병원 portal 앱에 검사 결과를 띄워준다고 했다.

 

 

다음날 점심때 즈음, 검사 결과가 나왔고 글루코스 테스트는 안전한 기준으로 패스했다. 정말로 걱정했었는데 다행...

그 전날 야식으로 피자 먹은 게 영향이 있지는 않았구나 생각함 ㅎㅎ

 

번외: 하지만 빈혈.. 진단을 받았다는🥲 헤모글로빈과 적혈구 수치가 정상 범위보다 낮게 나왔고, 담당 의사 선생님이 출분제를 처방해 주셨다. 평균 적혈구 용적(MCV)가 100 fL 이상이고 MCHC가 31% 이상인 대적혈구 빈혈(macrocytic anemia)라고 한다.

 

 

내가 지정해 둔 약국으로 처방전을 팩스로 바로 보내주기 때문에 내가 그냥 가서 pick up만 하면 되는 시스템이다.

 

 

임당검사를 대하는 마음가짐

결론적으로, 임신성 당뇨 검사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임신 한 이후로 당뇨 예방을 위해 쭉 건강한 생활과 식습관을 유지한 산모가 아니라면, 고작 며칠 빡세게 관리해서 검사 결과가 잘 나오는 것이 무슨 소용인가? 만약 임신성 당뇨인데 검사에서 그것을 캐치하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큰일이 아닌가 싶다.

그러니 검사를 앞두고 타이트하게 식단을 관리하거나 안 하던 운동으로 혈당을 낮추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의사가 '평소처럼 먹으라' 했으니 말을 잘 듣도록 하자..ㅎㅎ

나처럼 맨날 단거 많이 먹다가 괜히 마음 졸이지 말고 임신했다고 하던 운동도 다 그만두고 안 먹던 야식도 계속 먹고 그러지 말고 (왠지 찔리네..) 임신 초기부터 잘 관리하자! 

 

반응형